동탄미시룩 차림의 모델 스냅 [지아 5편]

스토리

지아를 마지막으로 본 건 그녀의 결혼식 때였다. 빛나는 드레스를 입고 행복하게 웃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인스타그램 DM으로 연락이 닿았다. 가벼운 안부로 시작된 대화는 빠르게 깊어졌고, 그녀는 종종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남편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푸념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만나기로 했다. 솔직히 나가는 게 귀찮아서 “그럼 우리 집 근처로 와”라고 말했다.

약속 장소인 카페에서 창밖을 보며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지아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걸음걸이는 예전 그대로였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예전의 풋풋한 모습 대신, 성숙함이 물씬 풍겼다. 특히 그녀의 옷차림에 시선이 꽂혔다.

몸에 착 감기는 회색 골지 맥시 드레스는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더욱 부각했다. 나는 속으로 ‘지아가 이렇게 컸었나?’ 생각하며 놀랐다. 얇은 골지 소재의 드레스는 그녀의 라인을 그대로 드러냈고, 길게 내려오는 치마는 늘씬한 다리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누가 봐도 ‘동탄미시룩’의 정석이었다. 결혼 후에도 꾸준히 자신을 가꾼 그녀의 모습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자리에 앉은 지아는 따뜻한 라테를 시키고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결혼하고 나니 남편이랑 대화할 시간이 진짜 없더라. 퇴근하고 오면 서로 피곤해서 각자 핸드폰만 보다가 잠들고.”

그녀는 남편 이야기를 이어갔다. 연애 때는 그렇게 다정하던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는 친구들과의 모임이 더 중요해졌다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내가 “그럼 남편이랑 같이 나오지 그랬어?”라고 묻자, 지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니, 오랜만에 오빠 말고 다른 남자랑 좀 놀고 싶어서. 맨날 집에만 있으려니까 답답해 죽겠어.”

나는 그녀의 말에 괜히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지아는 결혼 후의 공허함과 외로움을 털어놓으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우리는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한참 동안 수다를 떨었다. 웃음꽃을 피우기도 하고, 진지한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카페를 나서며 지아는 “진짜 너무 좋다. 다음에 또 보자.”라고 말했고, 나는 “그래, 언제든 연락해”라고 대답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더 자주 연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단순히 남편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 때문만이 아니라, 새로운 감정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묘한 기대감에 사로잡혔다.

프롬프트

A 30s korean woman, with long, dark brown hair and fair skin, is seated indoors at a wooden table in what appears to be a cafe or restaurant. She is wearing a form-fitting, long-sleeved, deep V-neck, light gray ribbed knit maxi dress that accentuates her figure. She is also wearing black ankle boots with a slight heel. Her hands are placed on her chest, drawing attention to her necklace. A black, structured handbag is on the floor next to her chair. The background shows wooden tables and chairs, and a blurred view of the street outside through a window. The lighting is soft and warm, creating an inviting atmosphere.